단문 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120708 너랑나랑 사랑 아리랑... 우선 이란 말이생각 난다. 어렸을 적엔 걸핏하면 친구들에게 썼었던 말인데 요즘엔 여간해선 쓰지 않는 말이다. 단둘이 만나기도 어렵거니와 어른스럽지 않은 말이기도 해서 그런 것 같다. 도 자가 포함된 좋은 말이다. 사랑, 사랑해...이런 말을 하루에 몇 번이나 할까? 나는 왜 이 말에 가식이나 간지러움 같은 느낌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라는 말을 나는 이라고 어렸을 적에 단정지었던 것 같다. 자애하다. 어여삐여기다. 측은하게 생각하다. 좋아하다... 뭐 그런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은데 나는 연애하다. 특별한 감정으로 널 좋아하다. 그런 의미로 내 머릿속에 각인한 것 같다. 고 선뜻 말 할 수 없는 이유다. 가식이나 간지러움을 느낀다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라고 생각하니 고 가볍게 말.. 더보기 110516 장수천 물가를 달리는 아침 모처럼 새벽안개 자욱한 장수천 물가를 달렸습니다. 관모산 머리맡에 황금빛 태양이 얼굴을 내밀 즈음 수련관 뒷산에선 꾀꼬리가 노래합니다. 장수천 물가에 초록빛 흥건하고 둑방길 달리는 내 허벅지엔 월요일 시작하는 각오가 울끈불끈 합니다. 인천대공원의 호수가 보일 즈음 곤줄박이 한마리 나를 앞질러 느티나무를 옮겨 앉으며 "지울찌 지울찌!" 울어댑니다. 아시나요? 해뜰녘에 가장 많은 새들이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 산새들 노랫소리에 발을 맞추어 장수천을 따라 대공원 호숫가를 한바퀴 돌아서 23분40초만에 아파트 현관에 들어섭니다. 더보기 110509 마음... 대학생 딸들이 둘 있습니다. 지난해 어버이날에는 꽃집에서 카네이션을 사왔길래 "그런 허례허식이 싫다." 고 했더니 올핸 아예 카네이션 꽃도 없네요. 조금 서운하다 싶었는데 딸들이 문자메세지를 보냈네요. "아빠, 드릴 수 있는 것은 마음 뿐이에요. 열공해서 장학금 탈께요.- 큰 딸" "엄마 아빠, 부족함 없이 잘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당. -막내딸"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네요. 이 비가 그치면 아주 싱싱한 봄날이 쨍하고 뜨겠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오월의 아침이 어서 밝아오길 기다립니다. 더보기 110505 친구와 계절을 잊고 사는 삶 내게도 이젠 남아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걸 잘 압니다. 그래서 지금 오늘의 이 시간 씀씀이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자꾸만 곱씹게 됩니다. 나는 요즘 여의도의 한 라디오방송에서 여러가지 잡다한 일에 휩쓸려 삽니다. 그래서 올해는 봄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지납니다. 친구들에게서도 잠시 멀어져 까페도 이따끔씩 바람지나듯 들리고 절친들과의 술자리도 뜸해졌습니다. 이게 단지 잡다한 일에 휩쓸려서 그런 것이기에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잡다한 일들은 나를 결코 행복하게 만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가평에서 고교동기동창 모임이 있었습니다. 절친들 몇몇이 전화해서 같이 가자고 종용했지만 나는 거기에 갈 수 없었습니다. 그날 노동자대회가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있었는데 저희 라디오에서 그것을 인터넷으로 생.. 더보기 110422 J형에게... 여의도 봄바람이 유난히 싸늘합니다. 벚꽃은 이미 지난 주에 만개했다가 이번 주말에는 끝물로 사그러들었고 개나리 살구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하지만 일에 몰입해 있어서 그런지 봄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지하셨던 것처럼 진보개혁 진영의 한 라디오방송에 와 있습니다. 전 지금 제법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조중동 방송을 M&A해 버릴 진보개혁 진영의 씨알을 키워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지천명일 꺼라고 추정합니다. J형, 막걸리 한잔에 푸념처럼 떠벌이는 말이지만 돈이 없어서 궁상을 좀 떠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에 서성대는 사람들이 몇 없다는 것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친구나 동료들은 물론이고 사상적, 학문적 동지들 막걸리 정담이나 산행길에 동행해줄 길벗들 이런 지인.. 더보기 110416 세월 참 도도하다. 세월 참 도도합니다. 그렇게 애원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더이다. 내가 지쳐서 잠시 쉬어 갈 때도 세월은 같이 쉬어가지 않고 저 혼자 말없이 앞서 가더이다. 20년 30년 그렇게 뒤쳐진 것이 어느 해엔 이마에 주름골로 표시되고 또 어느 날엔 속알머리를 쏘옥 빼 가더이다. 이제는 더 어찌할 도리조차 없는데 세월은 참 여전히 도도합니다. 어디로 가는지 널찍한 강물이 되어 마냥 속으로만 흘러 갑니다. 더보기 110401 만나고 얘기나누고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설레임도 있고 기대감도 있고. 아마도 이런 만남이 좋을 꺼라는 생각이 우선 듭니다. 가볍고 행복한 만남이 있는가하면 부담스럽고 껄끄러운 만남도 있습니다. 친구들이나 친척들, 아니면 부담없는 옛 동료들과 오랜만에 만나는 것. 홀가분하고도 행복한 만남일 것입니다. 갑과 을의 관계가 분명한 사업상의 만남. 음침하고 부당한 거래가 오가는 만남. 이런 것들은 껄끄럽고 곤혹스런 만남일 것입니다. 어떤 만남이냐에 따라 대화의 내용과 품질이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가볍고 부담없는 만남이라면 당연히 행복한 추억담이나 유쾌한 무용담이 화제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구요. 껄끄러운 만남이라면 논리 정연함 또는 유식함으로 포장된 깃털같은 화제들이 지루하게 반복되겠지요. 속셈이 드러나고 타산이 맞부디치고 술수.. 더보기 110228 봄 마중 하루 미루나무가 서있는 논두렁 길로 사뿐사뿐 봄이 오면 허리춤에 종댕이 두르고 봄마중 간다. 새봄 지난 들판에 파릇파릇 초록 발자국이 찍히고 돌틈새로 밭고랑으로 돌나물과 냉이가 돋는다. 난 돌더미를 들추고 여동생은 나물을 캐고 종댕이 하나 가득 봄을 채운다. 수줍은 봄볕은 저녁놀이 되어 머풀러 처럼 불기산 마루에 걸리고 밥짓는 부엌에선 뜸드는 냄새 구수하다. 봄은 살그머니 밥상머리에 올라 앉아 달래장으로 자글거리고 된장찌개로 뽀글거린다. 식구들은 도란도란 행복을 쌈싸 먹는다. 더보기 110128 내 생일이라고? 밤샘 편집에다 원고 쓰기에 여념이 없는 내게 현정이가 전화를 했다. "내일 당신 생일인 거 알아?" 물론 모르지요. 난 내 생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결혼하고 나서 아내가 챙겨줘야 겨우 "아하, 오늘이 내 생일이구나." 하고 알아차린다. 내 생일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이유가 몇가지 있다. 우선은 25일인지 26일인지 불확실하다. 어머니는 25일 새벽에 나를 낳았다면서 "나흘만에 두살이 됐다."고도 하셨다. "애먼 나이"라고 뇌까리셨다. 나흘만에 두살이 됐다는 말을 분석하면 내 생일은 26일이나 27일이 맞다. 그리고 호적에도 26일로 등록돼 있다. 그것마저도 음력 생일이니 해마다 환산을 해야 한다. 사실 아직까지도 내 생일은 모호하다. 하지만 내가 생일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더 중요한 이유는 시기적인 문제가 .. 더보기 110124 심상치 않은 구제역 조류독감 지난해 11월 중순경에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의 가축농가를 휩쓸고 있다. 방역 당국은 경북 안동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하자 인근 500m 이내 농장의 가축들을 살처분하면서 대응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 전국적으로 구제역 발생농장은 4500여곳에 육박하고 이미 살처분한 가축이 240만 마리를 넘었다. 비공식 집계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우제류 가축의 10분의 1이 매몰처분됐다는 얘기다. 구제역은 우제류 즉, 소나 돼지, 염소 처럼 발굽이 2개로 갈라지는 동물에게 전염되는 급성전염병. 그 치사율이 5~55%에 달하는 무서운 가축병이다. 대부분 직간접적인 접촉에 의해서 전파되지만 공기를 타고 전파된다는 설도 있다. 원인균은 '파이코로나'라는 바이러스. 병에 걸린 가축은 열이 나고 거품 섞인 침을 흘리..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