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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 일기

110422 J형에게...

여의도 봄바람이 유난히 싸늘합니다.
벚꽃은 이미 지난 주에 만개했다가 이번 주말에는 끝물로 사그러들었고
개나리 살구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하지만 일에 몰입해 있어서 그런지
봄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지하셨던 것처럼
진보개혁 진영의 한 라디오방송에 와 있습니다.
전 지금 제법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조중동 방송을 M&A해 버릴 
진보개혁 진영의 씨알을 키워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지천명일 꺼라고 추정합니다.

J형,
막걸리 한잔에 푸념처럼 떠벌이는 말이지만
돈이 없어서 궁상을 좀 떠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에 서성대는 사람들이 몇 없다는 것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친구나 동료들은 물론이고 
사상적, 학문적 동지들
막걸리 정담이나 산행길에 동행해줄 길벗들
이런 지인들이 많지 않다는 것은 조금 부끄러운 일입니다.
또 하나 사상이나 철학이 빈곤하다는 것은
몹시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런대로 봐 줄 만합니다.
하지만 철학과 사상이 모호하고 부족하다면
정말 창피한 일입니다.
저는 이것을 3빈곤이라고 일컫는데
금전적인 빈곤은 사소한 빈곤이고
인물적 기근은 심각한 빈곤이며
사상적 궁핍은 몹시 부끄러운 빈곤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이 3빈곤에서 헤어나려고 노력해야 하겠지요.

제가 여기 라디오방송에 온 것은 바로
이 3빈곤 중에서
인물적 기근과 사상적 궁핍에서 헤어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J형,
막걸리 정담 좋았습니다.
정신적으로 교감하고 마음으로 통하는 술자리.
제게는 행복하고 멋있는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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