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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 일기

110228 봄 마중 하루


미루나무가 서있는 논두렁 길로 사뿐사뿐 봄이 오면

허리춤에 종댕이 두르고 봄마중 간다.

 

새봄 지난 들판에 파릇파릇 초록 발자국이 찍히고

돌틈새로 밭고랑으로 돌나물과 냉이가 돋는다.

 

난 돌더미를 들추고 여동생은 나물을 캐고

종댕이 하나 가득 봄을 채운다.

 

수줍은 봄볕은 저녁놀이 되어

머풀러 처럼 불기산 마루에 걸리고

밥짓는 부엌에선 뜸드는 냄새 구수하다.

 

봄은 살그머니 밥상머리에 올라 앉아

달래장으로 자글거리고 된장찌개로 뽀글거린다.

식구들은 도란도란 행복을 쌈싸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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