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날이 맑고 비둘기도 기력을 완전히 회복했다 싶었어요.
해서 오늘 아침 일어나자 마자.
마지막으로 비둘기 모이를 주고
상자째 마을 인근 공원으로 옮겼어요.
공원은 지난 달 말 보수공사를 끝내고 새 단장한 곳인데요.
며칠 전 비둘기를 모셔 온 곳에서 500m쯤 떨어진 곳입니다.
이곳이 고양이가 없을 만한 곳이라 방사장소로 골랐는데요. 글쎄요...
사진 처럼 뚜껑을 열고 주위에 모이를 뿌렸더니
잠시후 비둘기는 상자 속에서 포르륵 날아올라 근처 나뭇가지에 앉습니다.
날개가 치유 되었다는 얘긴가요?
어쨌든 반갑고 고마운 일입니다.
나뭇가지에 올라 앉자마자 비둘기는 털고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러다 이따금씩 고개를 들고 부리로 무언가 열심히 주절거렸어요.
마치 나에게 들으라는 듯.
욕을 하는 건지,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건지...
이제 싱그런 대자연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 건강하게 살기를 기원합니다.
나뭇가지에 앉아 털을 고르고 있는 비둘기를 촬영했습니다.
일단 기분이 날아갈 듯 하네요.
혹, 잘못될까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사진기를 둘러메고 근처를 지나던 아저씨,
"괜한 일을 하신 것 같네요. 비둘기에 사람냄새가 배이면 동료들에게 왕따 당하기 쉽거든요."
새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갖춘 50대 아저씨.
자신을 강씨라고만 소개한 그 분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임에 틀립없습니다.
그의 말인 즉, "일단 다치긴했어도 고양이 위협에서 살아 남은 녀석이기 때문에
그냥 놔뒀어도 잘 살았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 미안하다. 내가 널 가둔 거 였어.
사흘동안 얼마나 답답했겠니?
오래도록 잘 살거라. 비둘기야...
이제부턴 고양이도 조심하고 폭우도 피해가며 잘 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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