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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 일기

오늘의 중요함을 절절하게 깨닫고 있지요

아주 급격하게 내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걸 절감합니다.

흔히들 100세 시대니 육칠십은 청춘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아직 남이있는 시간이 지루할 정도로

길다고 생각하는 또래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비록 100세를 산다하더라도

내가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은 지극히 제한적입니다.

내가 주목하고, 염두에 두고 있는 시간은

나 답게, 내 스스로 행복하게 쓸 수 있는 시간입니다.

참 다행스럽게도 나는 2010년 쯤 부터

아침 운동을 습관적으로 즐기며 일과의 중심을

아침으로 옮겼습니다.

그러고는 새벽 5시부터 7시까지 하루 2시간씩,

내맘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일에 쫒기고 관계에 매달리다 보면 나머지 시간은 온통

내가 어쩔 수 없는 시간입니다.

7살 때 여동생과 함께 외갓집에서...

환갑을 넘기고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서

남은 시간을 계산하는 차원이 달라졌습니다.

내가 아무리 일상적으로 내 시간을 확보한다 해도

그 일상이 언제 흐트러질지 알 수 없는 데다

일상이 깨질 가능성이 점점 부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건강이지요.

코로나 때문에 운동을 한동한 게을리 했더니

독감에 덜컥 걸렸으며 지난 달 중순에는

코비드 전염병에 감염 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15년 무감기 기록이 깨진 것은 물론이고

지병인 당뇨가 악화 돼 힘든 며칠을 보냈습니다.

사실 몸이 병들면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그러면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시간도 확 줄어듭니다.

내가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된다고 말한 까닭입니다.

서른 즈음에 석촌호수에서...

 

뇌졸중으로 다리를 절룩이며 가까스로 걷는 사람.

쓸개 또는 췌장을 잘라 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

심부전 또는 부정맥으로 모임에 나오지 않는 친구.

실제로 주변엔 이런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어머님 아버님 세대의 이야기였지만

이제는 형뻘 되는 사람들 또는 친구들의 소식이 됐습니다.

이같은 일반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남아있는 시간이 짧다는 것은 자명해 집니다.

아침운동으로 회복한 체력...

설사 예상보다 길게 남아있다하더라도

나는 이미 노인네 티가 확연한 뒤안길에 접어들었습니다.

몸에서 활력이 꺾이고 얼굴에선 윤기가 사라졌으며

눈망울에선 총기가 번뜩이지 않습니다.

70 살쯤 되면 더 구부정해지고 80 살쯤 되면

아무도 눈길을 주지않는,

누구도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 할베가 될 터.

불과 십년 남짓.

지난 세월을 유추해 보면

10여 년 그거 잠깐입니다.

실망하거나 염세주의에 빠지자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 오늘 이 시간을 허투루 쓰면 안 되리라는 다짐입니다.

어쩌면 단 하루도 그냥저냥 보내기에는

내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걸

나 자신에게 환기시키려는 의미로 이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