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흐르는 강
초록 박 종 선
두밀 새밀 골짜기를
쫄래쫄래 나선 어설픈 강.
마실 가 듯 흐느적거리며
샛 두밀 한산모루로 이어지던 강.
12굽이 대금산 계곡을 돌아
살강베르 바위벼랑에서
마침내 호랑이를 떨쳐낸 강.
밤벌아래 사슴목장을 지나
소풍나온 꼬맹이들 가슴속으로 흐르던 강.
영호네 쇠다리를 머리에 이고
흥주네 돌다리를 옆구리에 차고
미영네 낭떠러지 텃밭을 야금야금 훑으며
중뽀대로 달리던 강.
밤 메기 우글거리던 웅렬네 방천을 돌아
콸콸 우당탕
벌태봉 한복판으로 흐르던 강.
시작종 소리 땡땡 거리는
봇도랑을 따라
상색초등학교로 달리던 강.
어린 맘 풍덩거리는 뒷개울을 지나
밤나무 아래로 펑퍼짐하게 흐르던 강.
기름종개 빠가사리 보듬고
방첩대 여울을 건너
은이네 선희네 빨래터로 물안개를 띄우던 강.
너린내 벌태봉 지나
양지태봉 칠학골로 흐르고
개미데미 영가리 가로 질러
갱골 한사촌으로 달리던 강.
정자네 밤벌에 운교대 트럭들 앵앵거리고
경춘선 철뚝에 월남기차 덜컹대면
안영가리 봇도랑으로 숨어 흐르던 참담한 강.
아이들 돌팔매에 미군 헬기가 날개를 꺾고
박하사 나뭇짐에 꿈이야기 대롱거리 듯
옛이야기 주절대며 긴양회 다리를 넘던 강.
부엉이 우는 철탑을 지나
여우고개 아래로
기다란 모래사장을 펼쳐 놨던 바로 그 강.
거기 가이사로 가는 초록발자국을 따라
내 마음 한 가운데로
기어이 50년 흘러 온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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