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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111002 세미원 산책 (떡 명장, 가양주 주인 선발대회) 가뿐하게 일어나 단풍고운 숲길을 걷고 싶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머리맡에 연분홍 빛 이야기를 날리고 싶다. 가을 볕이 영그는 논두렁길로 아이들 데려가고 싶다. 마음을 두둥실 띄워 파아란 하늘에 고추잠자리가 되고 싶다. 가을하늘처럼... 2011년의 가을 연휴를 잘들 보내셨나요? 저는 어제 두물머리 세미원에 들렀습니다. 머리도 식히고 마음도 가라 앉히고... 가을 볕이 쏟아지는 가을 정원을 찬찬히 걸었습니다. 여름내 길손들을 반겼을 연꽃들은 시들었지만 가을하늘을 까마득히 머리에 인 채 수련과 가시연이 그윽하게 눈길을 잡아 끕니다. 그리고 일도 했습니다. 경기도가 주최한 떡 명장 선발대회. 그것을 촬영 취재하는 것이 제 일이었습니다. 떡을 빚는 손길에도 가을이 완연하더이다. 뽕잎으로 초록색 인절미를 쪄내고 .. 더보기
100910 오늘처럼 장맛비가 퍼 부으면... 장맛비가 내리면 툇마루에 걸터앉아 끝도 없는 상념에 잠기곤 했었지. 봉당끝에 대디미돌 아래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내년 이맘때면 내가 중학생이 되어 있을까. 아부지는 병을 이기고 일어나실까. 엄마는 비맞으면서 산밭에서 일하고 계시겠지... 난 어려서부터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애. 난 초저녁 잠이 많아서 저녁에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곤했는데 이따끔씩 먼동이 틀 때 개미데미께 들판으로 산책을 나가곤 했었다. 어스름한 논두렁을 걷고 있노라면 뜸북이가 텅벙대며 길동무가 돼 주기도 했고 뒷동산에선 쏙독새가 쏙독거리며 아침이 어서 밝아오기를 재촉했었지... 오늘처럼 억수같이 비가 내리면 한적한 시골집 툇마루에 앉아서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를 듣고 싶어진다. 오만가지 잡생각 일지라도 긴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