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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필통/내 사랑 100명에게

1100208 봄동산에 웃음꽃이 활짝피면...


무릉도원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복숭아 꽃이 아닌 자두 꽃이 만발한 대곡리 언덕의 과수원을 먼저 떠 올렸었지.

가이사 중학교에서 운동장 쪽으로 멀리 내다보면 보이던 곳.

거기 과수원 길을 함께 걷고 싶었지.

결국엔 상상하는 것만으로 그쳤지만...

아직도 나는 동화같은 꿈을 꾸고 있지.

 

뒷동산은 온통 과수원으로 만들어

봄에는 앵두와 살구, 여름엔 복숭아와 자두, 가을엔 사과와 포도,

그리고 겨울엔 딸기와 토마토를 따 먹을 수 있게 할 테야.

 

동산 마루에 흙벽돌로 움막을 짓고

풀꽃 향기에 취해 잠들고 산새 소리에 잠깰 테야. 

지붕은 다래덩굴로 덮고

담장은 머루넝쿨로 두를 테야.

으름나무로 대문을 삼고

장독대 위로는 밤나무가 무성하게 할 테야.

 

구부정하게 500m쯤 오솔길을 내고

사계절 꽃이 피게 할 테야. 

봄에는 조팝나무 밤꽃, 여름엔 찔레꽃과 튜울립나무, 가을엔 구절초와 단풍나무,

그리고 겨울엔 선인장과 동백꽃이 차례로 피게 할 테야.

 

우선 꿀벌과 나비들을 불러

언제든 왱왱거리며 꽃동산에 놀게 할 테야.

다음엔 산새들을 불러야지.

낮엔 뻐꾸기와 두견이를 부르고

밤엔 쏙독새와 부엉이를 초대해서

꿈결같이 노래하게 할 테야.

 

물론 가끔씩은 친구들도 부를 테야.

건넌방 아랫목에 누룩 술 담가놓고

찬찬히 걸어서 오라고 할 테야.

구둘장 아궁이에 장작불 지피고

봉창으로 보름달 내다보며

곤드레 만드레 얘기할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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