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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 일기

101210 외로움과 그리움...


아주 어렸을 적
외로움에 떨면서 부르던 노래가 있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산속에
쪼로롱 방울 꽃이 피었습니다. 

산새들 몰래 몰래 꺾어 갈래도
쪼로롱 소리날까 그냥 둡니다.> 

두 소절로 이뤄진 이 노래를
뒷동산에 나무하러 가서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함박 눈이 하얗게 내리는
겨울 산밭을 내려다 보면서 말입니다.

사각거리며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있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 텅빈 겨울 산밭.
잡초들의 말라 비틀어진 머리맡으로
함박눈이 소복히 쌀일 때
사무치는 그리움을 느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외롭고도 지루한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외로움과 기다림은 길고 지루하지만
반갑고 기쁜 것은 삽시간에 사그러 듭니다. 

만약 그 반대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반갑고 기쁜 일은 마냥 길어지고
외로움과 그리움은 나날이 짧아진다면... 

하지만 그것은
이 무심한 세상에서는
얼토당토 않은 바람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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