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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곤충 친구들

100923 이슬 먹는 베짱이



추석 전전날 부터 비가 퍼붓더니
연휴 마지막 날엔 아침 햇살이 곱다.
날도 선선한 게 완연한 가을 분위기다.
알파 550을 허리춤에 차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햇살이 더 퍼지기 전에 
대공원 길목에 있는 풀밭에 가야 한다.
바지 가랭이를 적시며 풀밭을 이리저리 헤멘다.

"아이고 마, 지를 찾능겨?"
코스모스 꽃잎 위에서 한 신사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넵니다.
여긴 인천인데 웬 갱상도 베짱이...
밤새 내린 이슬로 샤워를 하고
아침 햇살에 더듬이를 말리고 있는 베짱이.
때 빼고 광내고 또 어디로 작업을 하러 나가시는지...

"대공원 사진삽니다. 잠시 포즈 좀 취해 주시지요."
"겁나게 바쁘니더! 퍼뜩 찍고 가이소 마."
한 1분 정도 코스모스 꽃잎에서 입을 오물거리더니
이내 풀섶 아래로 숨어버립니다.
어제 밤에 얼마나 열심히 노래를 불러는지
베짱이는 잠을 한숨도 못 잔 눈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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