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 썸네일형 리스트형 111003 헤이리 근현대사박물관 30여년전 난 남산아래 장충단 공원 근처에서 자취를 했다. 희미한 가로등아래로 촘촘한 계단을 내려와 자취방의 문을 열면 매케한 연탄불 냄새가 코를 찌른다. 서둘러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연탄 아궁이 위에 냄비를 얹는다. 그리고 불문을 열면 포르륵 냄비가 달아오른다. 라면을 끓인다. 비닐봉지에 덜어 먹는다. 설겆이하기 싫어서.... 시큼한 김치는 어머니가 지난달말에 가져다 준 것. 냉장고는 물론 없었다. 그래도 라면에 김치만큼 어울리는 반찬이 또 있을까? 홀애비 냄새 풀풀나는 자취방에 들어서면 나를 반기는 낡은 기타.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주인집 아가씨가 가끔씩 들어주긴 했지만 실은 엄마가 그리워서 부르던 노래다. 그해 겨울 엄마는 교통사고로 졸지에 돌아가셨다. 엄마는 아부지한테 18살에 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