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썸네일형 리스트형 100917 밤 주우러 갈 때처럼 안개가... 밤벌을 아시나요? 밤나무가 수십 그루 자라는 널찍한 들판을 일컫는 말이지요. 어렸을 적 밤벌 근처에 살았습니다. 가을이 되면 밤이 영글고 밤이 영글면 밤송이는 스스로 벌어져 알밤을 땅바닥으로 쏟아 냅니다. 여동생과 나는 새벽에 일어나 밤벌로 알밤을 주우러 가곤 했습니다. 어제 낮에 보아 둔 아람 벌어진 나무 아래를 동네 아이들보다 먼저 차지하려면 졸린 눈을 부릅떠야 합니다. 날이 채 새지 않은 동구밖 오솔길로 종댕이를 차고 달렸지요. 오솔길에는 늘 안개가 자욱했고요. 새벽 이슬의 촉촉한 감촉이 덜 깨인 잠을 쫓아버리곤 했지요. 풀섶아래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탐스런 알밤을 줏는 재미에 비하면 이따끔씩 밤 가시에 찔리는 아픔 쯤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오늘도 그 때 처럼 장수천 물가에 안개가 자욱합니다. 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