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문 일기

110422 J형에게...

초록발자국 2011. 4. 23. 20:04
여의도 봄바람이 유난히 싸늘합니다.
벚꽃은 이미 지난 주에 만개했다가 이번 주말에는 끝물로 사그러들었고
개나리 살구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하지만 일에 몰입해 있어서 그런지
봄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지하셨던 것처럼
진보개혁 진영의 한 라디오방송에 와 있습니다.
전 지금 제법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조중동 방송을 M&A해 버릴 
진보개혁 진영의 씨알을 키워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지천명일 꺼라고 추정합니다.

J형,
막걸리 한잔에 푸념처럼 떠벌이는 말이지만
돈이 없어서 궁상을 좀 떠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에 서성대는 사람들이 몇 없다는 것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친구나 동료들은 물론이고 
사상적, 학문적 동지들
막걸리 정담이나 산행길에 동행해줄 길벗들
이런 지인들이 많지 않다는 것은 조금 부끄러운 일입니다.
또 하나 사상이나 철학이 빈곤하다는 것은
몹시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런대로 봐 줄 만합니다.
하지만 철학과 사상이 모호하고 부족하다면
정말 창피한 일입니다.
저는 이것을 3빈곤이라고 일컫는데
금전적인 빈곤은 사소한 빈곤이고
인물적 기근은 심각한 빈곤이며
사상적 궁핍은 몹시 부끄러운 빈곤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이 3빈곤에서 헤어나려고 노력해야 하겠지요.

제가 여기 라디오방송에 온 것은 바로
이 3빈곤 중에서
인물적 기근과 사상적 궁핍에서 헤어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J형,
막걸리 정담 좋았습니다.
정신적으로 교감하고 마음으로 통하는 술자리.
제게는 행복하고 멋있는 저녁이었습니다.